외무성 대변인 담화문 발표
최근 초강경 메시지 잇따라

북한이 트럼프 신(新)행정부를 직접 겨냥하며 비난 공세에 나섰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대미(對美) 메시지를 최소화하며 분위기를 살폈지만, 최근 적대적인 메시지를 연달아 발신하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날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는 다른 나라들을 걸고들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최근 미 국무장관 루비오라는 자가 우리 국가를 ‘불량배국가’로 모독하는 망발을 늘어놨다”며 “주권존중과 내정 불간섭을 핵으로 하는 국제법적 원칙에 전면 배치되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미 언론인 메긴 켈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북한과 같은 불량국가(rogue states)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날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현 미 행정부의 미사일 방위체계 현대화 기도는 적국들의 보복 공격에 대한 우려 없이 상대에 대한 선제적인 핵 공격에 마음 놓고 나설 수 있는 조건을 완비하고 (중략) 미국의 군사적 패권을 실현해보려는 데 그 진목적이 있다”는 내용의 공보문을 발표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로 대미 초강경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29일에는 김 위원장이 핵 시설을 방문해 “핵 방패의 부단한 강화”를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무르익지 않은 가운데 향후 미·북 대화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2일(현지시간)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막대한 인명 피해에도 최대 2만50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서방 당국은 북한 전체 파병군 1만1000명 중 사상자 규모가 4000명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후방으로 물러난 북한군은 추가 훈련을 받고 재투입되거나, 러시아 측이 지금까지처럼 심각한 인명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북한군을 활용할 새 방안을 내놓은 뒤 전선에 복귀하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승현·이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