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23년 7월 2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무슬림들이 이슬람 경전 쿠란을 들고 스웨덴에서 발생한 쿠란 소각 시위 사건에 항의하고 있다. 당시 쿠란 소각 퍼포먼스를 벌였던 살완 모미카는 1일(현지시간) 틱톡 라이브 방송 도중 총을 맞고 사망했다. AP 연합뉴스

스웨덴 망명 중 피격…사망 전날 "원칙을 위해 죽을 준비 돼 있어야" 영상


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 쿠란을 불태우거나 발로 차는 등 논란을 일으킨 이라크 출신 망명자가 SNS 생중계 도중 피살됐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몽드와 스웨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스웨덴에 망명한 이라크 출신 살완 모미카(38)가 지난달 29일 스톡홀름 남쪽 쇠데르텔리에에 있는 자기 아파트에서 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모미카는 자신의 틱톡 계정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총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미카가 총격을 당한 상황은 신고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모미카의 휴대전화를 끄기 전까지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수사 당국은 이튿날 용의자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20∼60세 사이로, 일부는 가족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번 사건에 "외국 세력이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보당국이 조사에 나섰음을 시사했다.

모미카는 이라크 북부 모술 지역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2018년 스웨덴으로 망명했다.

모미카는 2023년 6월부터 스웨덴 내 이라크 대사관이나 이슬람 사원 근처 등지에서 쿠란을 불태우거나 발로 차는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모미카는 "쿠란이 스웨덴 법에 반하며, 증오와 폭력을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스웨덴 경찰은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모미카의 퍼포먼스를 허가했으나, 이슬람권 국가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이라크 정부는 모미카를 범죄자로 간주해 그의 신병 인도를 스웨덴 정부에 요구했고, 이라크 쿠파(Koufa)시는 그를 살해하는 사람에게 200만 달러(약 29억원)와 2kg의 순금으로 만든 쿠란을 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숱한 살해 위협을 받아 온 모미카는 사망 전날에 올린 동영상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원칙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죽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