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1.9%·감귤 1.4% 축소 전망

이상기후와 농촌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배와 사과 등 주요 과일들의 올해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과일값이 고공 행진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프루트플레이션’(과일+인플레이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농업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지난해 12월 초 발행한 ‘과일 관측보(2024년 12월호)’를 통해 배와 사과 등 주요 과일들의 올해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 보면 올해도 배값이 농산물 물가를 견인할 공산이 크다. 배 재배면적(9244㏊)이 전년(9421㏊)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배의 주요품종인 ‘신고’와 ‘원황’의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각각 2.2%와 0.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관측센터는 “이상기후로 재배면적을 축소하거나 경작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 신고와 원황의 재배면적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업관측센터는 설 성수기와 올해 2월 이후 가격 상승을 기대한 농가들이 배를 장기간 저장하면서 지난해 12월 배 출하량이 전년보다 20.1%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철 과일인 감귤의 올해 재배면적(1만9232㏊)은 전년(1만9514㏊)보다 1.4%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감귤(노지) 10개 가격은 5952원으로, 전년(5043원)보다 18.02% 상승하기도 했다. 국민 과일인 사과의 올해 재배면적(3만3136㏊)도 전년(3만3313㏊)보다 줄어든다고 농업관측센터는 설명했다. 이달 초 정부는 16대 설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26만5000t)로 공급하는 내용 등이 담긴 ‘2025년 설 명절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과 재배면적 감소세에 따른 과일값 상승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와 관계기관들이 가격이 급등한 품목에 대해 유통과정에서 가격담합 등이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