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연합뉴스

■ 잠룡 몸풀기 본격화

유승민·오세훈, 李 때리기 집중
야권 김경수도 李일극체제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되고 다음 달부터 윤 대통령 탄핵 재판이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보수 잠룡들이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섰다. 야권에서도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독주에 균열을 내기 위한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대선 특보단 구성을 마치고 2월 중순 내로 강남역 인근에 대선 캠프를 꾸릴 예정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31일 “강남역은 직장인, 지방에서 출퇴근하는 분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장소”라며 “여의도 정치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말 3초 등판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결심 공판이 예정된 2월 26일,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되는 3월 전후로 복귀가 전망된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 변론기일 종료가 예상되는 2월 중순 이후는 돼야 복귀 시점이 거론되는 때가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 전 의원 측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군을 확보하면서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며 “건전한 시민들의 힘을 모아내기 위해 조직화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 구속기소 직후인 지난 27일 ‘참담하다’는 입장을 내면서 이 대표 재판이 늦어지는 점을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야권에서는 비명계가 이 대표 일극체제를 비판하면서 대안 세력화를 모색하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29일 이 대표를 겨냥해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 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전날 나온 발언이다. 문 대통령도 이 대표에게 “당내에 비판적인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대통령의 파면은 헌재에 맡겨둬야 한다”며 “설 민심의 바탕은 민생을 살리는 정치복원”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박용진 전 의원 등도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하면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찻잔 속 태풍”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