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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 배우 조형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고전의 힘 덕분이죠.”

뮤지컬 ‘시라노’의 매력에 대해 묻자 배우 조형균(사진)은 이같이 대답했다. 조형균은 작품의 주인공 ‘시라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시라노’는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2019년 재연 이후 5년 만에 돌아왔다. 조형균에게는 뜻깊은 작품이다. 2019년 당시 처음 시라노를 맡아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남자주연상을 수상했다.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형균은 시라노의 인기에 대해 “고전의 힘 덕분”이라며 “로미오와 줄리엣 등 고전을 오늘날도 읽는 것은 시대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각적으로나 이야기상으로나 빠르게 휘몰아치는 요즘의 뮤지컬과 달리 정적의 순간에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 ‘시라노’의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시즌을 맞아 노래, 연출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유명 넘버인 ‘삐리빠라’가 빠진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조형균은 “서운했지만 재연의 틀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시즌은 캐릭터적으로 다채로워졌고 새로운 넘버도 중독적”이었다고 부연했다.

조형균의 시라노는 작품이 가진 ‘낭만’을 살린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자칫 어색하게 들릴 수 있는 시적인 대사를 살리기 위해 입에 붙을 때까지 계속 연습했다며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라노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외모 빼고 모든 걸 갖춘 “S급”이라고 평가했다. 본인과 닮은 부분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데뷔 18년차 뮤지컬 배우인 조형균에게 남자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인지라 더욱 애착이 갈 법도 하지만, 그에게 작품은 똑같이 소중할 뿐이다. 다만 “배우의 인생을 걸어가는 길에서 틀리지 않았다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을 보이던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 어떻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배우는 선택받아야 한다”며 “하루하루 열심히 공연하다 보면 결국 그게 쌓여 어느 순간에는 경쟁력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또 배우는 엄격하게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형균은 “나도 급성 후두염으로 딱 한 번 공연을 교체한 적 있다. 속상해도 어쩔 수 없다. 배우로서 누리는 것들이 많은 만큼 몸 관리는 배우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공연은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

김유진 기자 yujink02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