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눈을 감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3월까지 두 재판 동시 진행할 듯
"탄핵심판 절차 중지" 주장도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된 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을 동시에 받게 돼 변호인단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보석 요청이나 탄핵심판 중지 요청, 일부 헌법재판관에 대한 회피 촉구 등도 거론되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변호사들과 접견하며 향후 재판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윤 대통령 앞엔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이란 두 개의 큰 산이 놓여 있다. 탄핵심판은 앞으로 매주 2회씩, 오는 6일부터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종일 열릴 예정이다. 다음 달 13일 8차 기일까지 예정돼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이르면 2월 말 또는 3월에 심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 역시 이르면 31일 재판부를 배당, 다음 달 중 공판 준비 절차를 거쳐 3월부터 본 재판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주요 형사사건은 2~3개월에 걸쳐 준비 절차를 갖기도 하지만, 이번 사건은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 사건이란 점을 고려해 법원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적어도 3월까진 헌법재판과 형사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윤 대통령 측은 우선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보석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헌재법 52조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면 심판을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 만큼, 일단 탄핵심판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반대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윤 대통령이 형사재판에 임하지 않는 방안 역시 고려될 수 있다. 편향성 논란이 제기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회피를 촉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