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추위가 꺾이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22일 잿빛으로 흐린 서울 상공에 뜬 태양에 흑점이 관측되고 있다. 짙은 초미세먼지는 자연필터 역할을 해 흑점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문호남 기자

찬공기 적게 내려오자 정체 현상
환경부, 수도권 등 비상저감조치

지난 20일부터 오는 24일까지 5일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세먼지 공습’은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에 더해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공기 흐름의 순환을 막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월 중순까지 대륙고기압이 확장하고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대기 순환이 원활했으나, 20일부터는 찬 공기가 적게 내려오는 대신 대기 순환이 약해지며 공기 질도 탁해졌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한반도 주변 기압계는 북쪽 고기압에 비해 남쪽 이동성 고기압 세력이 강해지면서 북쪽 공기가 내려오지 못하고 한반도 내에서 공기가 순환하지 못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상 겨울철에는 국내외 요인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도 북쪽의 찬 공기가 대거 남하하면 공기 질이 탁해지는 기간은 이틀 안팎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주 초반부터 한반도 남쪽에 이동성 고기압이 자리 잡고 대기 순환을 방해하면서 공기 질이 탁해진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남쪽에 위치한 이동성 고기압이 23일부터 서서히 빠져나가며 북쪽에서 공기가 내려와 대기 순환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잔류 미세먼지 양이 많고, 대기 수렴으로 인해 24일까지 경기 남부와 충청·호남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높을 수 있다.

환경부는 이날도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충청·광주·전북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이는 단시간에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와 공장, 공사장의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다. 당일 오후 4시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 날 24시간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될 때 발령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