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9월 진행된 인구전략기획부 설립 추진단 현판식.국무조정실 제공 연합뉴스

국회 여·야간 정쟁과 탄핵 정국 속에 저출생 대응 전략을 위한 핵심 조직인 인구전략기획부(인구부) 설립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

인구전략기획부(인구부) 설립 추진단은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6~2030년)’ 관련 논의를 시작하며 인구부 설립 의지를 보였지만, 탄핵정국 속 추진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인구부 설립 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인구부 설립추진단 관계부처회의에서는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5개년 (2026~2030년) 기본계획 수립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추진단 관계자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 통과가 언제 될지 모르니, 인구부가 설립되면 ‘인구위기 기본계획 1차’로 바로 연계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자는 취지"라며 "기본계획을 세우는 데도 약 1년간의 준비과정이 필요한 만큼, 정부 차원에선 인구부 설립을 전제로 시행령 개정 과정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추진단장인 김종문 국무1차장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통계청 등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오는 21일 열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 법안 소위에 인구부 신설을 위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안이 안건으로 들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인구부 출범을 위한 정부조직법,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각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인구부 설립 추진단 관계자는 "복지부 법안소위에 어떤 법안이 논의될지 아직 여·야간 협의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의가 잘 이뤄지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통과될 수 있다고 보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가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극적으로 통과되더라도 인구부 출범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부처 간 예산·인력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이를 총괄할 행정안전부는 수장 공백으로 인한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관련 작업이 제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이에 정부 내에서도 인구부 설립 추진 관련해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저고위 관계자는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돼야 뭐라도 진행이 될 텐데 여·야 정쟁이 극에 달한 이 시국에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