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석을 앞두고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서울서부지법에 청구된 뒤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직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후 6시 10분쯤 법률 대리인 윤갑근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저는 구치소에서 잘 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대통령 취임사부터 3·1절 및 광복절 기념사, 대국민 담화 등 그동안 국민께 드렸던 말씀들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지나온 국정을 되돌아보고 있다"며 "많은 국민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고 들었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접수한 지 30여 분 만에 나왔다.

공수처는 이날 5시 40분쯤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수괴)·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은 150쪽 분량으로 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차원에서 공유된 자료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로부터 받은 피의자 신문조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부장검사를 포함해 6~7명의 공수처 검사들이 출석 예정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수사에서 윤 대통령 측은 줄곧 공수처가 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이 관할을 벗어나 위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법 31조의 관할 규정과 통상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관례를 고려했다"며 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서울중앙지법이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한 체포적부심을 기각했다는 점을 들어 "수사권과 관할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