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법사위원장과 여야 간사 10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앞줄 왼쪽) 법사위원장이 내란 특별검사법안 상정과 관련해 여야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곽성호 기자

■ 법사위 논의 착수… 진통 예고

민주, 오늘 법안심사소위 회부
국힘 “서두르지 말고 논의해야”
정청래 “비상시기… 예외 활용”

외환유치죄 등 수사범위도 이견

더불어민주당은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두 번째 내란 특별검사법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했다. 야6당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지 하루 만에 ‘입법 속도전’에 나선 셈으로, 민주당은 이날 오후 곧바로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역시 독소조항을 제거한 자체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본회의 처리 시점과 수사 범위 등을 놓고 여야 의견이 엇갈려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인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여당의 반대에도 내란 특검법을 상정해 법안소위로 넘겼다. 법사위 야당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법안소위에서 내란 특검법을 통과시킨 뒤 오는 13일 전체회의를 거쳐 14일 또는 1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내란 특검법처럼 논란이 있는 제정법은 숙려 기간을 거쳐야 한다”며 “베이커리에서 케이크를 찍어내듯 처리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은 비상한 시기인 만큼 예외 조항을 활용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야권이 내놓은 법안에 문제가 많은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부결 반나절 만에 법안을 새로 들고나온 것 자체가 무모한 특검으로 정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법안이 얼마나 졸속인지 방증하는 것”이라며 “여당은 특검 제도의 본래 취지인 보충성과 예외성의 원칙을 지키고,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법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당 법률위원회가 법안을 만들면 다음 주초에 의원총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특검의 수사 범위를 놓고도 큰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2차 내란 특검법은 ‘외환(外患) 유치’와 내란 선전·선동 혐의 등을 추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내란 선전·선동에 더해 민주당과 좌파 진영이 고소·고발한 사건까지 수사할 수 있게 한 것은 ‘이재명 세력’의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전부 잡아들일 수 있는 제왕적 특검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내란을 끝내고 싶다는 진정성이 1이라도 있으면 법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이 다음 주 본회의에서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오히려 국민의힘의 이탈표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여론 추이에 따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권 단독으로 통과된 특검법을 재의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나윤석·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