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항구·군사시설 등 겨냥
네타냐후 “이것은 시작에 불과”

헤즈볼라, 하마스에 이어 예멘 후티 반군 격퇴를 예고한 이스라엘이 예멘 수도 사나 공항을 포함해 후티 반군 점령지역 전역에 걸쳐 위치한 항구, 발전소 등을 대거 폭격했다.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 각개 격파에 나선 이스라엘의 움직임에 후티 반군도 무력화될지 주목된다.

2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의 승인을 받아 사나를 비롯해 홍해에 접한 항구도시 호데이다, 살리프, 라스카나티브 등 주요 도시를 전투기로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한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 직후 단행된 이날 공습은 사나 중심부에 위치한 국제공항과 각종 항구, 발전소, 군사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의 사바 국영통신은 자국 보건부를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사나에서 3명, 호데이다에서 3명 등 최소 6명이 사망했고, 4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공습 당시 억류된 유엔 직원 석방 요구와 현지 보건상황 점검 등을 위해 예멘을 방문하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사나 공항에서 유엔 전용기 탑승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면서도 X에 “우리 항공기 승무원 한 명이 다쳤다. 불과 몇m 거리에 떨어져 있던 관제탑과 출국 라운지, 활주로가 손상을 입었다”고 적었다.

폭격 직후 이스라엘은 후티 반군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채널14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배웠던 교훈을 후티 반군도 배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츠 장관도 “후티 반군 지도자들을 모두 사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 왔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