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회원사 150곳 전망조사
정년 연장·정치 투쟁 등 우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정국에 따른 국정 공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차이나리스크 심화 등 대내·외 변수가 산적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의 경기심리 역시 역대 최장인 34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년도 기업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짙어지는 형국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회원사 150곳(응답 기업 기준)을 대상으로 ‘2025년 노사관계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69.3%는 내년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최근 5년 기준 금속노조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조선소 독(선박건조시설) 점거와 민주노총의 총파업 예고 등이 있었던 2023년 조사(70.4%)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다.

기업들은 내년 노사관계 최대 불안 요인으로 ‘정년연장 등 다양한 노조의 요구’(59.6%)와 ‘경제 여건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관련 투쟁 증가’(18.3%) 등을 꼽았다. 이어 ‘노동계의 정치투쟁 증가’(10.6%), ‘노동계 우호적 입법 시도 증가’(3.8%) 등의 답변도 뒤를 이었다. 내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도 ‘정년연장’(34.6%)과 ‘고용안정’(19.5%)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1월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전월보다 12.7포인트 하락한 84.6을 기록했다. BSI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이 부정적임을 의미하는데, 역대 최장기간인 2년 10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전월 대비 하락 폭도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장병철·이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