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요구 다양화 탓 불안가중
“정부·기업·노조 함께 해결을”

중국발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글로벌 불안 요인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국정 공백에 더해 노사관계 리스크까지 맞물리면서 내년도 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다발적 악재에 따른 경제적 위기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사관계 리스크 심화는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경제위기뿐만 아니라 사회혼란까지 불러오는 만큼 정부와 기업, 노조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올바른 타협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26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노조들이 이런 국면을 이용해서 근로조건 개선 등 여러 ‘어젠다’(의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갈등이 전면화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노사협력본부장도 “기업들은 최근 경제 및 정치 불확실성에 더해 노사관계 불안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의 경제위기와 사회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푸는 지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총의 ‘2025년 노사관계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150개사 중 69.3%는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더 안정될 것이라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은 노사관계 최대 불안 요인으로 ‘임금인상, 정년연장 등 노조의 요구 다양화’(59.6%)와 ‘경제 여건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및 노동계의 관련 투쟁 증가’(18.3%)를 꼽고 있다. 당연히 내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주요 쟁점으로 ‘정년연장’(34.6%)과 ‘고용안정’(19.5%)이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내년에 추진해야 할 주요 노동 정책으로는 ‘근로시간 노사 선택권 확대 등 근로시간 운영의 유연화’(32.4%)와 ‘파견·기간제 규제 완화 등 고용경직성 완화’(21.1%), ‘사업장 점거 금지, 대체근로 허용 등 노조법 개정’(15.6%) 순이라는 응답이 많아 경영계와 노동계 간의 입장 차가 클 것으로 우려됐다.

장병철·이소현·박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