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복입고 궁궐야행 지난 10월 열린 가을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 중 ‘한복 연향’에 참가한 방문객들이 한복 차림으로 경복궁을 거닐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 궁·능 방문객 ‘역대 최다’ 기록

외국인 299만… 1년새 49% 증가
야간기행 인기에 ‘궁케팅’ 열풍
5대궁 문화축전에만 68만명 찾아

올 한 해 동안 1500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들이 조선의 궁궐과 왕릉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11월까지 궁궐과 왕릉에 총 1489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관람객 수(1437만 명) 대비 52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또다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특히 외국인이 전체 방문객의 약 20%인 299만 명이었는데 이 역시 지난해(201만 명)에 비해 49% 늘어난 것으로, 한국 대표 문화유산인 궁능의 매력을 입증한 셈이다.

궁궐과 왕릉을 향한 인기의 중심에는 16개 궁능 활용프로그램 있다. 정규 관람 시간이 끝난 뒤 해가 지면 시작되는 ‘경복궁 별빛야행’과 ‘창덕궁 달빛기행’은 단연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심지어 ‘궁케팅’(궁궐+티케팅) 열풍도 야행 프로그램의 폭발적 흥행에서 비롯됐다. 궁능유적본부도 이와 같은 방문객들의 수요에 부응해 올해 전체 예산(1615억 원) 중 14%에 해당하는 226억 원을 궁능 활용 프로그램 운영에 투입했고 ‘경복궁 생과방’ ‘한낮의 시식공감’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풍스러운 건물 분위기를 활용해 ‘밤의 석조전’ ‘창경궁 야연’ 등 다양한 음악 행사도 벌였다.

봄·가을에 걸쳐 5대 궁(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에서 개최되는 ‘궁중문화축전’은 가장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은 프로그램이다. 봄에 35만 명, 가을에 33만 명이 참여해 총 68만 명이 축전을 즐겼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에서도 지난 10월 ‘조선왕릉축전’을 개최했다. 영릉(세종대왕릉)과 홍릉 등 5곳에서 펼쳐진 축전에는 약 5만 명이 참가했다.

궁능 방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지고 있다. 2024년 궁궐 및 조선왕릉 활용사업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4721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774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등 총 6495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573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궁궐의 뜨거운 인기로 인해 문화 향유에서 소외되는 집단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 등의 예매 방식을 기존 선착순에서 추첨제 방식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전화예매 비율도 20%를 유지하고 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