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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퇴
“비상계엄으로 국민께 죄송”

한동훈(사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3일 만이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이틀 만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겸임하게 됐으며, 이날 오후 의원총회 등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의가 붕괴돼 더 이상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고통받은 모든 국민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특히 한 대표는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다. 미안하다”면서도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한 듯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탄핵 반대로)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해낸 이 위대한 나라와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 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핵 반대에서 찬성으로 바꾼 것에 대해서도 한 대표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윤 대통령)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민주당과 이 대표 폭주와 범죄혐의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이 대표 재판의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별다른 대책도 없이 ‘한동훈 몰아내기’에만 혈안이 돼 국민 정서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거리낌 없이 내고 있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정선·김보름·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