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심사·의결 데드라인
완료 못하면 정부 원안 자동부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2023년도 결산안만 상정해 처리했다.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예결위 활동 기한을 하루 앞두고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대통령실, 검찰·경찰 특수활동비 감액, 지역사랑 상품권 예산 증액 등의 주요 쟁점이 남아 있어 여야 합의안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액만 반영한 자체안을 예결위에서 단독 처리하는 것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인 다음 달 2일을 맞추기 위해 예산안 감액과 증액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에 관한 심사를 마치고 의결하기로 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국회법상 예결위 활동 기한인 30일이 토요일이어서 사실상 이날이 예산안 의결 데드라인으로 여겨졌다. 여야는 이날 오후부터 예산 소위에서 막판 협상을 이어간다.

예결위가 기한 내 심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정부 원안’이 자동으로 부의된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2일)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의 진통이 계속됐던 만큼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협상안을 도출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국회 본회의에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원안이 자동 부의되는 제도를 도입한 2014년부터 법정시한 안에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횟수는 두 차례에 그친다.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 소수 인원이 참여하는 ‘소(小)소위’에서의 세부 심사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대통령실과 검·경 특수활동비, 정부 예비비, 원자력 발전·신재생 에너지 예산, 지역사랑 상품권 예산 등 주요 쟁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야가 합의에 실패할 경우 정부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예산안 감액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헌법 57조에 따라 정부 동의 없이는 국회가 예산 증액을 할 수 없는 만큼 지역사랑 상품권 예산과 고교 무상 교육 국비 지원 예산 등 민주당이 요구해온 증액 예산을 포기하고, 감액만 반영한 수정안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예산 수정안도 만들고 있다.

예결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한 사례는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후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엄포를 놓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