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휴전 합의했는데...이스라엘 내부여론은 ‘싸늘’

이미지 크게보기 26일 공개한 영상 연설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 합의를 발표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휴전안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양 측이 전투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이스라엘 내부에서 휴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휴전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여론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영국 BBC 방송,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와 휴전이 발표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은 물론 지지 세력들 사이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헤즈볼라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해 온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X에서 레바논 휴전은 "역사적 실수"라면서 이스라엘군이 결국 다시 레바논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건파 정치인이자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지금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철수하는 것은 추후 헤즈볼라의 재건을 쉽게 만드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헤즈볼라가 여전히 수만개의 로켓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휴전을 통해 "인상적인 군사적 성취가 완전한 외교안보적 실패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이스라엘 북부의 접경지 주민들은 이번 휴전 결정이 주민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무책임하고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지난해 10월 8일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이후 집을 떠나 피란 생활 중인 로나 발렌시는 BBC에 집에 돌아가고 싶고 휴전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집과 가까운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헤즈볼라가 공격을 벌일 수 있다는 불안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마을에 침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조직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휴전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전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전날 이스라엘 방송 채널12가 이스라엘 성인 51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4.4%)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7%만이 휴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는 휴전에 반대했으며, 32%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는 응답자 중 20%만이 휴전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훈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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