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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노총·전농 오늘 도심집회

“尹 내리고 쌀값은 올리자”
7000여명 정부규탄 시위

세종대로 등 5곳서 모여
숭례문서 용산까지 행진
4차로 통제로 교통대란

20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및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퇴근길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 이들은 집회 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으로 행진한다는 계획이어서 불법 집회로 변질될 경우 경찰과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차량 우회 등 교통관리에 나서는 한편 불법 집회에는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농과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중구 숭례문 앞 편도 전 차로(3∼4차로)를 점거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 2차 총궐기’(2차 총궐기)를 연다. 단체는 “정부가 올해 쌀값이 폭락하도록 방치했고 물가를 핑계로 저관세·무관세 수입을 남발했다”며 ‘윤석열은 내리고 쌀값은 올리자’ 등 구호를 내걸고 집회를 예고했다. 단체는 본집회 전인 오후 12시 30분쯤에는 세종대로 등 도심권 총 5개소(숭례문 앞, 농협 본관 앞, 오피시아 빌딩 앞, 웨스트게이트 타워 앞, 서울고용청 앞)에서 사전집회를 개최한다. 이후 본집회 장소인 세종대로로 이동하고, 본집회인 총궐기를 마친 뒤 오후 4시부터 5시까지는 용산구 삼각지역을 향해 행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수천 명의 참가자들이 대통령실 인근까지 1.5~2㎞가량 이동하게 된다. 단체는 사전집회에 4200명, 본집회에 7000명의 인원을 신고했다.

이미지 크게보기힘겨운 출근길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준법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윤성호 기자

경찰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집회 및 행진이 이뤄질 경우 도심권 세종대로와 한강대로 일대에 교통정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들은 퇴근길 ‘교통지옥’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역 인근으로 출퇴근한다는 한성철(42) 씨는 “집회를 할 때마다 서울역 앞 버스가 우회를 해 정류장에 서지 않아 퇴근하는 데 평소보다 40분 이상이 더 소요된다”며 “집회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는 시민이 힘들다면 집회하는 사람들 또한 다른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역 인근 카페에서 근무하는 박수정(27) 씨는 “집회가 열릴 때마다 집회 참가자들이 커피를 주문하지도 않고 자리에 앉아있거나 시위 플래카드와 외부에서 가져온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며 “퇴근길 직장인들과 집회 참가자들로 카페 앞 도로가 꽉 찰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교통 경찰 170여 명과 경력 7000여 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불법 집회에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열린 1차 총궐기 당시 경찰과 집회 참가자 간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민주노총 조합원 등 11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바 있다. 이 충돌로 105명의 경찰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집회 및 행진 중 교통소통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시민들은 가급적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부득이 차량을 이용할 경우 교통정보 등을 미리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