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섭단체 포함 ‘與野동수’로
민주에 ‘모수’ 소위원장 맡길듯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참여 유인책으로 특위 내 모수개혁소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교적 합의점을 도출하기 쉬운 모수개혁에 있어 주도권을 민주당에 넘겨주는 대신,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과 자동안정화 장치 등 정부 연금개혁안의 핵심인 구조개혁에 있어서는 여당이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9일 통화에서 “국회 연금개혁특위 구성과 관련,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으로 나눠 두 개의 소위를 운영하고, 민주당에 모수개혁소위 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19대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구성 당시 여야 간사가 공동으로 법안소위 위원장을 맡은 것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1대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소위를 별도로 두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21대 국회 연금개혁특위와 달리 이번에 소위를 분리한 것은 연내 모수개혁이라도 매듭지어야 한다는 위기감에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9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2%로 유지한다는 정부 안이 나왔다. 모수개혁 협상이 지체될수록 기금 고갈 속도 역시 가팔라져 정부 안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국민의힘은 여야 동수로 특위를 구성하는 대신 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를 포함하는 식으로 민주당과 특위 구성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연금개혁특위 구성 협상 과정에서 ‘특위의 최종 결정을 정부가 번복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대 국회 막판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소득대체율 43%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가 이를 사실상 거부한 데 따른 불신이 밑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특위를 최대한 조속하게 구성할 수 있게 적극 협조할 때”라고 촉구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