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316t… 5년새 최대치
7월 담배법 개정안 발의후 급증

현행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합성니코틴의 올해 수입량이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담배 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이르면 다음 달 합성니코틴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막대한 세수 결손과 청소년 흡연 증가 등 폐해가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문화일보 9월 23일자 14면 참조)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합성니코틴 수입량은 316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입량(216t)보다 46.3% 많은 것이다. 합성니코틴 수입량은 2020년 218t에서 2021년 98t으로 줄었다가, 2022년 121t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일찌감치 수입량이 급격히 늘어 최근 5년 새 가장 많다.

합성니코틴은 국내에서 현행법상 담배로 규정되지 않는다. 담배 원료로 ‘연초(煙草)의 잎’만을 정의하고 있는 탓에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니코틴은 배제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합성니코틴으로 만든 액상형 전자담배가 규제 공백 속에서 세수 결손과 청소년 흡연 증가 등 심각한 폐해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 각계에선 합성니코틴의 무차별적인 유통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국회는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개정안을 다수 발의했다. 그간 규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정부는 합성니코틴 담배의 유해성 관련 연구 용역을 거쳐 규제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사이 담배업계에서 본격적인 규제와 과세 등을 회피하기 위해 합성니코틴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합성니코틴 수입량은 지난 6월까지 월평균 26.8t에 그쳤으나, 개정안이 발의된 이후인 7월부터 월평균 51.7t으로 뛰었다. 박 의원은 “관련 법의 조속한 통과는 물론,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