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회서 신설법인·로보틱스 합병 비율 조정 논의

로보틱스 자회사로 밥캣 편입
원전·로봇 등 성장동력 강화

두산그룹이 무산됐던 그룹 사업구조 개편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개미 투자자 달래기’에 나선다. 앞선 사업구조 개편안을 두고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설정됐다는 개인 투자자와 금융당국의 지적을 적극 수용해 두산에너빌리티 소액 주주들이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합병비율을 재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날 오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이사회를 각각 열고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사업구조 재편안을 논의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데, 이 과정에서 합병 비율을 개인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서는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 비율을 기존 1 대 0.031에서 약 30% 올려 1 대 0.04 안팎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의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가 현재 100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합병 시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기존 3.1주에서 4주가량으로 늘어난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구조 개편을 시도했다. 시장에선 합병 비율이 주주에게 불리하고, 대주주의 두산밥캣에 대한 지배권이 강화된다는 논란이 일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인 원전 사업 강화와 로봇 분야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원전 주기기 제조 등을 영위하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분할하면 약 7000억 원의 차입금 부담을 덜고, 원전 관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