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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이 거주하는 원룸의 비밀번호를 CCTV로 알아낸 뒤 몰래 침입해 몰래카메라까지 설치한 건물주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죄책이 중하다"면서도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김영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주거침입, 주거침입미수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에서 A 씨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검사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 씨는 2022년 9월부터 12월 말까지 광주 원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B 씨의 집에 무단 침입하려 하거나 침입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A 씨는 건물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피해자 원룸의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38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집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그가 건물주 아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성적 목적을 위해 집 안에 영상 촬영장치를 몰래 설치하고 B 씨를 불법 촬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수십 차례에 걸친 주거침입과 시도는 범행의 경위, 수법과 내용, 기간과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중하다"면서도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의 가족이 재범방지를 다짐하며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