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5년이하 0.08%올라 보합
20년 초과, 0.20%↑ 상승폭 커
전문가 “숨고르기 속 키 맞추기”

9월을 기점으로 서울 신축 아파트 시세 상승 폭이 급격히 둔화한 가운데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재건축 아파트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얼어 죽어도 신축’(얼죽신) 열풍이 잦아들면서 재건축 아파트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생겨나고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일종의 키 맞추기로 재건축 아파트가 반짝 주목을 끌겠지만 신축 선호라는 대세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첫째 주 부동산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9월 둘째 주 이후부터 주간 상승 폭이 0.16%에서 0.12%, 0.10%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6.8% 오른 서울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상승세 둔화 폭이 두드러진다. 9월 셋째 주 0.25%에서 9월 마지막 주 0.08%, 10월 첫째 주 0.07% 상승으로 사실상 보합세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 8.7% 급등한 강남 동남권(강남 3구·강동구)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역시 전주 대비 0.08% 올라 보합세다.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상승 폭은 확대되고 있다. 강남 동남권의 20년 초과 아파트는 10월 첫째 주 전주 대비 0.20% 올라, 전주(0.17%)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남구는 개포·압구정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구 한보미도맨션 1·2차 전용 84㎡(9월 초 31억 원)·개포주공5단지 전용 74㎡(9월 말 27억8000만 원) 등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축에 비해 재건축이 덜 오른 데 따른 키 맞추기로 재건축이 어느 정도 오르면 그다음은 신축이 또 오르는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신축 아파트가 대세인 점은 변함없지만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가 따라 오르고 있다”며 “다만 서울 안에서도 강남 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 외에는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져 양극화 추세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사업성이 좋아질 수 있는 변수가 생겼다고 보긴 어렵다”며 “압구정 현대나 개포 재건축 단지에서 오랫동안 거래가 어렵다가 최근 조합원 지위 양도가 되는 단지들이 생겨서 최고가를 찍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