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봉 참빛그룹 회장 별세
예원학교 인수 등 장학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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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아들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울분이 솟구치지만, 용서의 힘이 복수의 힘을 앞선다고 믿습니다.”

학교 폭력으로 아들을 잃었지만 가해자를 용서하고 장학 사업에 헌신해온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이 지난 1일 별세했다. 83세. 우리 사회에 용서의 메시지라는 울림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이 회장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주요 포털 온라인 게시판 등에선 고인을 기리는 추모 글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건 복수가 아니라 용서”라며 “성경의 말씀을 실천한 이 회장이 천국에서 큰 상을 받을 거라 확신한다”고 썼다. 다른 네티즌은 “서울예고 졸업생 부모로, 그간 폭력 없는 학교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며 “과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한 고인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194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교 1학년 때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어 신문 배달과 부두 하역, 고물 장사 등을 하며 어렵게 모은 돈으로 1975년 동아항공화물을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참빛가스·참빛동아 산업 등 여러 계열사를 운영했다. 고인은 사업으로 성공했지만 37년 전 당시 서울예고 2학년으로 성악가를 꿈꿨던 셋째 아들 대웅 군을 학교폭력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가해자를 용서하고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10년에는 도산 위기에 놓인 서울예고와 예원학교를 인수해 학교법인 서울예술학원의 이사장이 됐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 윤봉자 씨와 아들 이대만 참빛그룹 부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은 5일 오전 5시.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