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20240824504932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여름, 기온·열대야 역대 1위 기록 등 최악 더위…, 장마철 집중도 역시 역대 최고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 등이 모두 기상 관측 이래 최고를 기록해 1994년이나 2018년 수준의 최악의 여름 더위를 보낸 사실이 통계수치로 확인됐다. 시간당 100㎜ 이상 비가 퍼붓는 극한 호우가 9건 발생하는 등 장마철 폭우 집중 현상으로 폭염과 호우가 반복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기상청이 5일 발표한 올여름(6~8월)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평균기온이 25.6도를 나타낸 것을 비롯해 평균 최저기온 21.7도, 열대야(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 25도 이상) 일수 20.2일 등으로 모두 기상관측이 본격화한 1973년 이후 1위를 기록했다. 올여름 평균기온은 평년 여름(23.7도)보다 1.9도 높았고 평균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평년기온(19.9도와 28.5도)을 각각 1.9도, 1.8도 웃돌았다. 이밖에 올여름 평균 최고기온은 30.4도로 2위였고 폭염(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 일수는 24.0일로 3위에 해당했다. 올여름보다 평균 최고기온이 높았던 여름은 1994년이 30.7도로 유일했으며 폭염이 더 잦았던 여름은 1994년(28.5일)과 2018년(31일) 등이었다.

기상청은 올여름 유례없는 무더위 원인으로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 열대 서태평양에서 상승한 공기가 대만 쪽 아열대 지역에 가라앉으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더 확장했고, 다량의 수증기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장마가 끝난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는 티베트고기압·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햇볕이 강하게 쏟아지는 맑은 날이 이어져 고온이 유지됐다. 펄펄 끓는 바다 역시 찜통더위를 일으킨 요인 중 하나였다. 7~8월 우리나라 해역의 상대습도는 90.0%로 2018년 87.0%보다 높았다.

폭염 뒤에는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올여름 전국 평균 강수량은 602.7㎜로 평년(727.3㎜)보다 적었다. 하지만 장마철 강수량은 474.8㎜로 평년 장마철 강수량(356.7㎜)보다 118.1㎜(32.5%)나 많았다. 이에 따라 올여름 비 78.8%가 장맛비였는데 1973년 이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7월 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1시간 동안 146.0㎜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기상청이 설정한 극한 호우 기준인 시간당 강수량 100㎜를 넘는 사례가 9건이나 있었다. 장마가 끝난 8월에는 전국 평균 강수량이 87.3㎜로, 1973년 이후 8월 강수량 중 최저 2위를 기록해 가뭄 우려까지 낳고 있다. 정철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