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증인 및 참고인이 대부분 불출석해 뒷자리가 비어 있다. 곽성호 기자

■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

민주 “자료 70%나 제출안해”
시작 45분만에 정회 뒤 속개

심우정 “가족 사생활 등 양해 부탁
검찰 본연의 역할 충실히 할것”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3일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여야는 심 후보자의 자료제출 문제를 두고 진통을 벌이다 한 차례 정회 후 속개하는 등 파행 위기를 겪었다. 야당은 심 후보자 장인 김충경 동아연필 회장 사망 2년 후 20억 원을 추가 상속받은 경위 등 재산형성 과정이나 자녀의 입시·취업 관련 자료 등 개인신상에 관한 자료들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공세를 폈고 심 후보자가 일부 응하기로 하면서 가까스로 청문회가 정상화됐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는 이날 “후보자가 기본적 인사검증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아주 불성실하게 답변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요청한) 377건 중 무려 70%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검찰청과 검사의 수장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법 자체를 지키지 않아 유감”이라고 질타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후보자 장인이 2022년 돌아가셨는데 상속재산을 2023년에 등록해 놓고, 2년 뒤인 올해 8월에야 추가상속분으로 현금 20억 원을 신고했다”며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에 따르면 사망 후 모든 상속재산에 대한 추적이 가능한데 왜 2년이 지나서야 현금이 뭉칫돈으로 어느 캐비닛에서 나왔는지,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후보자 자녀가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가 군사·외교 문제에 해당하느냐, 대북관계에 해당하느냐,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라며 “그동안 법사위에서는 통했는지 모르지만 정청래 법사위에서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질타했다. 정 위원장은 “법을 다루는 검찰총장 후보자가 법 준수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진다”며 청문회 정회를 선언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심 후보자의 동생인 심우찬 변호사가 올해 카카오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회에 영입된 데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금 카카오 회장이 구속돼 있고 앞으로 검찰에서 수사할 것인데 여기에 대한 이해충돌은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도 말씀하지 않고 있다”고 질의했다. 심 후보자는 “제가 총장으로 취임한다면 카카오 관련 사건에서 문제의 소지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은 검찰이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라며 “검찰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할 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후민·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