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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최성도(37)·김도경(여·33) 부부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마치고 부모님이 계신 제주도로 돌아온 저(도경)는 친구 하나 없는 생활에 지쳐가고 있었어요. 심심풀이로 데이팅 앱을 깔았는데, 제 스타일의 남자가 눈에 띄었어요. 둘이서 연락을 이어갔는데, 어느 날 제가 있는 카페에 이 사람이 잠깐 들른다고 하더라고요.

실물로 본 상대방은 앱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멋있고 잘 생겼더라고요. 이런 사람이 제게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 자존감이 오르는 거 있죠? 그 훈남이 지금은 제 남편이 됐네요.

저희는 첫 만남 이후 4일 만에 연인이 됐어요. 연인이 된 다음부터는 남편은 줄곧 제게 결혼하자고 졸라댔어요. 남편을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제 나이가 24살밖에 되지 않아 결혼은 먼 미래 이야기였거든요. 그래서 계속 거절했습니다. 2년 넘게 연애하다 보니 ‘과연 이 남자보다 절 더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마냥 거절했던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답니다. 그런데, 결혼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찾아 왔어요.

부모님 몰래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짐을 풀고 숙소 수영장에 놀러 갔는데, 정말 우연히 그곳에서 저희 부모님과 마주친 거예요. 아버지는 특히 배신감이 크셨을 것 같아요. 아버지는 저희를 지그시 보시더니 “내년에 결혼해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버지가 고지식하셔서 남녀가 해외에 여행을 나올 정도 사이면 결혼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셨거든요. 남편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나요? 그때부터 결혼 준비를 시작해 2019년 3월 2일 저희는 부부가 됐습니다.

2021년 4월 저희 부부에겐 귀여운 아이가 생겼어요. 아이 모습을 인스타에 하나하나 기록하던 중에 한 생활용품 업체에서 아기 모델 문의를 하셨어요. 아이와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은 둘째가 태어나 네 가족이 됐는데요.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