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 세계 곳곳 협약위반 사례

오는 12일로 체결 75주년을 맞은 제네바협약은 전쟁 중 애꿎은 민간인들이 희생당하는 일을 줄이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는 제네바협약을 위반하는 사례들이 여전히 계속 벌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감시망이 닿지 않는 곳에서 협약이 위반되는 사례가 주로 나타나고 있고, 감시 역할을 맡은 유엔군 등의 위반 사례도 있다.

제네바협약 위반은 시리아, 리비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수단 등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상대방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민간인들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거나 이들에게 들어오는 인도적 지원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6년 9월 내전 중이던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거점 중 하나인 알레포 동부에 200여 차례의 공습을 가해 100명이 넘는 민간인이 희생되고 약 200만 명의 주민이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또 미얀마 군부가 지난해 4월 중부 사가잉 지역의 반군 건물에 기습 공습을 가해 민간인 약 170명이 숨지기도 했다.

공산 국가들의 제네바협약 위반 논란도 과거부터 끊이지 않는다. 법률상 한국과 전시 상태에 있는 북한은 2020년 9월 한국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인 이대준 씨를 사살해 제네바협약을 위반했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수만 명의 티베트 주민들을 수백㎞ 떨어진 곳으로 이주시키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불법적인 추방, 이주, 감금’을 금지하는 제4차 제네바협약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엔군이 제네바협약을 위반한 사례도 있다. “2013년 12월부터 2014년 7월까지 프랑스에서 파견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유엔 평화유지군이 8∼9세 어린이를 상대로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는 내부 고발 보고서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