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애니메이션 ‘슈퍼 배드 4’ 한 장면.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영화진흥위원회가 ‘변칙 개봉’을 이유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 배드 4’에 "영화 상영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해쳤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그러나 ‘슈퍼 배드 4’는 입소문을 타며 3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슈퍼 배드 4’는 전날까지 108만 명을 모았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 관객이 많이 몰렸다. ‘슈퍼배드4’의 마스코트 ‘미니언즈’는 지난달 26일 ‘파리 올림픽 2024’ 개회식 영상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봉을 앞두고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영진위 산하 공정환경조성특별위원회는 ‘슈퍼 배드 4’에 유감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슈퍼배드 4’는 개봉 직전 주말인 20∼21일 이틀간 전국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개최했다. ‘슈퍼배드 4’ 유료 시사회 상영은 모두 5090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극장 전체 상영 횟수에서 ‘슈퍼배드 4’가 차지한 비중을 가리키는 상영점유율은 12.1%였다. 유료 시사회 상영관 좌석 수는 76만8000여석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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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는 "해당 기간 상영작 총 147편(20일)과 144편(21일)의 상영 기회와 좌석을 사실상 빼앗는 행위"라며 "공정한 시장 질서를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영화 상영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해치고 한국 영화 시장의 정상적이고 공정한 작동을 위해 체결한 협약과 표준계약서의 근간을 뒤흔들었다"고 비판했다.

특위가 언급한 협약은 정부와 영화계가 체결한 2012년 한국 영화 동반성장 이행 협약과 2014년 영화 상영 및 배급시장 공정 환경 조성 협약을 가리킨다. 표준계약서는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으로, 모든 영화에 개봉 후 최소 일주일간 정상적 상영 기회를 부여하는 등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영진위 차원에선 이러한 ‘변칙 개봉’에 대해 특별한 제재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재발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범죄도시’ 시리즈 등 한국 영화의 개봉 전 유료시사회 역시 별도의 경고나 제재가 가해진 바 없다.

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