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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Fed, 통화정책 ‘피벗’ 강력 시사

8회 연속 금리 동결했지만
파월 “인하 적절 지점 근접”
뉴욕 증시↑·국채 수익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하강 등 경제 상황이 여건을 충족할 경우 “이르면 오는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Fed는 30~3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5.25~5.50%)으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8회 연속 동결이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9월 이후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가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인식”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고용시장 상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9월 회의 때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제가 붙은 발언이지만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현재의 거시경제 추이가 이어진다면 다음 FOMC 회의가 열리는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직접 밝힌 배경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강하고 노동시장 역시 계속 냉각되었다는 판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올해 “2분기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향해 간다는 확신을 더해줬다”면서 “노동시장은 정상화되고 있고 팬데믹 전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진단했다.

이날 2페이지 분량의 Fed의 통화정책 결정문에도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에 대한 진단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Fed는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높은(elevated)’ 대신 ‘다소 높은(somewhat elevated)’으로 바꿔 표현 강도를 누그러뜨렸다. 또 일자리 증가가 ‘완화(moderate)’되었고, 실업률은 ‘상승(move up)’했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불과 약 한 달 전엔 일자리 증가가 ‘강하다(strong)’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이라고만 평가했었다.

Fed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9.46포인트(0.24%) 오른 40842.79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5.86포인트(1.58%) 상승한 5522.3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451.98포인트(2.64%) 오른 17599.40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미 국채 수익률은 크게 떨어졌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