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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덥다 더워 2024 파리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30일 최고기온이 35도로 예보된 가운데 선수와 시민들이 강한 폭염에 힘들어하고 있다. AP EPA 연합뉴스

■ 파리 불볕더위에 선수들 불만

현지기온 36도까지 치솟았지만
숙소에는 선풍기만 달랑 제공
휴식시간 연장·얼음조끼 지급
조직위, 대책 나섰지만 역부족

“이 정도 무더위에서 경기해본 적이 없습니다.”

영국 테니스 선수 잭 드레이퍼는 30일(한국시간) BBC와 인터뷰에서 “제공된 물병이 차갑게 유지되지 않아서 뜨거운 물만 마시는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 마장마술 선수 칼 헤스터도 “정말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덥지만 프로답게 대처해야 하니 워밍업 강도를 조절 중”이라고 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폭염으로 몸살을 앓는 2024 파리올림픽이 이런저런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폭주 중이다. 급기야 ‘얼음 조끼’를 입은 선수들까지 등장했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에 땀을 흘리며 손 선풍기를 들고 다니는 관중도 쉽게 볼 수 있다. 미국 기상 기업 아큐웨더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30일 오후 4시쯤 파리 기온은 36도까지 치솟았다. 31일 오후에는 기온 35도를 찍은 뒤 강한 뇌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여러 대책을 수립하고 나선 모습이다. 축구, 테니스, 마장마술, BMX(바이시클 모토크로스) 등 야외에서 열리는 종목들의 경기장 표지판에는 관중에 △모자 착용 △수분 섭취 △자외선 차단제 바르기 등을 권장하는 문구를 적었다. 종목별 비상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남녀 단식 2세트와 3세트 사이 휴식 시간을 10분으로 늘렸다. BMX의 경우 우산으로 경기장에 그늘을 만들었다. 라이더들에겐 얼음 조끼와 물병을 제공했다.

파리올림픽의 콘셉트는 ‘친환경’ ‘저탄소’다. 현재 선수단 숙소는 40도가 넘는 불볕 더위에도 에어컨 없이 선풍기 등 임시 냉방 장치만 설치됐다. 선수들이 타는 셔틀버스조차 에어컨을 켜지 않았다.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은 “다른 나라 선수 한 명이 버스에서 내린 뒤 쓰러졌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버스가 너무 덥고 창문도 못 열게 막아놨다”고 전하기도 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선수촌에서 채식 위주 식단만 제공하고 있다.

람비스 콘스탄티니디스 파리올림픽 운영 책임자는 “(무더위로) 경기 중단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사안별로 평가할 것”이라며 “누구도 위험에 빠뜨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