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공화당 전당대회 앞두고 홈피 오피니언 섹션에 ‘검은 바탕 흰글씨 논설’

WP는 인지력 논란에도 출마 고수하는 민주당 후보 바이든 결단 촉구 사설 게재

이미지 크게보기 NYT 홈페이지 이미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는 지도자로서 부적합하다.(Donald Trump Is Unfit to Lead)"

미국 권위지 뉴욕타임스(NYT) 논설실(EDITORIAL BOARD)이 내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11월 대선 후보로 선출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명백히 반대하는 주장의 논설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NYT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의 오피니언 섹션에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로 올린 논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말과 행동이 위험하고, 나라보다 자기를 우선시하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싫어한다"라고 지적했다.

논설은 "한때 위대했던 정당(공화당)이 이제 한 사람의 이익에 봉사한다"라고 서두를 강하게 열었다. "그의 가치, 기질, 생각, 언어는 이 나라를 위대하게 만들었던 것과 직접적으로 상치한다. 그는 공화국의 긴 역사에서 대통령직에 출마한 사람 중 가장 명백히 부적합한 인물이다."

논설은 지난 20년 동안 대다수의 미국인이 국가의 정책 방향에 불만을 갖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는 정책상의 이견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과 최고 사령관에게 어떤 자질이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선거라는 것이다.

NYT 논설은 "트럼프는 대통령직의 책무에 걸맞지 않는 인격을 보여줬다"면서 "그는 헌법, 법치, 미국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전혀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라고 꼬집었다.

"국가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 대신, 트럼프는 정치 권력에 대한 갈증으로 활력을 얻었다. 그는 정부 지렛대를 활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고, 충동을 충족시키며, 자신에게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복을 가한다."

논설은 민주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도전 포기 논쟁을 벌이는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트럼프의 포기를 촉구하는) 비슷한 논쟁을 하지 않는 것은 국가적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과 이민 문제에 좌절하거나 트럼프 개성에 끌린 유권자들은 잠시 멈추어 그의 말과 약속에 주목하기 바란다.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동안 무엇을 할까? 그는 미국인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말해왔고, 어떤 종류의 지도자가 될 것인지 보여줬다. 누군가 기초적 시험에 너무 많이 떨어지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그에게 맡길 수 없다."

이미지 크게보기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선 후보 TV토론을 계기로 인지력 논쟁이 증폭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취지의 사설을 실었다. WP는 사설에서 "바이든은 그가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음을 부정하고, 부정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길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내 치적을 위해 선거에 나선 것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위해 재선에 도전하느냐"고 반문한 뒤 "유일하게 옳은 대답은 미국의 이익"이라고 부연했다. 사설은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영향력과 접근권을 가진 사람들은 지금 당장 무엇이 요구되는지 강력하고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하겠다는 주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장재선 전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