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4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당한 가자지구 중부의 알부레이즈 난민캠프에서 몇몇 남성과 어린이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옆 공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8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이 전면전에서 게릴라 소탕전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간의 무력충돌이 격화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에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의 주요 전투작전이 거의 끝나감에 따라 장기적으로 ‘반란 진압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와 맞닿은 국경과 2개의 주요 통로에 군을 주둔시키면서 정보에 기반한 급습과 공습을 포함한 저강도 작전으로 하마스 궤멸 작전을 이어가고, 가자지구 투입 병력을 헤즈볼라의 위협이 점증하는 북부 국경 지대로 보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중동 특사와 만나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가자전쟁의 첫 번째 단계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단행된 가자지구 지상 침공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단계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가자지구 통치력을 궤멸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지상 작전이다. 이스라엘이 이번에 전환을 꾀하는 세 번째 단계는 ‘게릴라 소탕전’으로 보인다. 남아있는 하마스 지도부와 무장병력을 겨냥한 소규모 급습 및 공습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저강도 전투로의 전환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역시 같은 날 "우리는 (하마스의) 라파 여단을 해체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에 분명히 다가서고 있다"며 라파에서의 고강도 군사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이러한 태세 전환이 미국이 주도하는 휴전 협상 진전이나 가자지구 거버넌스 구축 등 전후 계획 수립 등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쟁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타하니 무스타파 선임 팔레스타인 분석가는 "이스라엘의 전략이 ‘공격 후 이동’에서 ‘가자지구 주둔’으로 바뀔 것"이라며 "하마스가 통치 주체로서 재건을 시도할 때마다 군사력으로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가끔 군사 활동을 급증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스타파 분석가는 또 "이스라엘이 완전히 독립된 민간의 통치를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기껏해야 구호단체에 의해 운영되는 제 기능을 못 하는 거버넌스 정도"라고 덧붙였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