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집단휴진 예고’ 뉴스 보는 환자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의 ‘전면 취소’를 요구하며 오는 17일부터 전면 무기한 휴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 정부, 집단 휴진에 법적 대응

2000년 의약분업반발 휴진당시
의협회장 의료법 위반 면허취소

개원의, 휴진 땐 고정비 등 부담
국민 시선 곱지 않아 동참 미지수
2020년에도 파업 10%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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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의 4번째 집단 휴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부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조계는 개인사업자 자격인 개원의 휴진에 대해 공정거래법과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형사 처벌이 이뤄지면 최대 면허 취소도 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보는 개원의들은 하루만 휴진해도 고정비용만 최소 수십만 원 이상 발생하는 등 휴진 부담을 개인이 져야 하는 만큼 집단 휴진에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10일 정부는 오는 18일 의협의 집단 휴진에 맞서 의협의 주축세력인 개원의를 대상으로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을 내렸다. 이는 의료법에 근거한 것이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각 시도는 의료법 제59조 제1항을 근거로 관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집단행동 예고일인 18일 휴진 없이 진료를 실시하라는 진료명령을 내리게 된다. 당일 휴진하려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평일 기준 3일 전인 13일까지 신고토록 조치를 하게 된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사회적 책무가 부여된 법정 단체인 의협의 집단 진료거부는 국민과 환자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내야 하는 것은 정부에 부여된 헌법적 책무로서 집단 진료거부에 단호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법 집단행동을 유도하고 있는 의협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와 관련한 법적 검토에도 착수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단체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거나, 각 사업자의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사업자단체는 10억 원 이내 과징금을 물게 되고, 단체장 등 개인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지난 2000년에도 의협이 의약분업 추진에 반발해 집단 휴진을 벌이자 당시 의협 회장이 공정거래법과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면허가 취소됐다. 당시 판례를 보면 “사업자 각자의 판단에 의하지 아니한 사유로 집단 휴업이 발생하고 일반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에 큰 지장이 초래되었으므로, 의사들 사이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 보지 아니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강경한 태세에도 불구하고 집단 휴진의 파급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인이 직원 월급 등 고정비를 지급해야 하는 개원의의 경우 휴진이 길어질 경우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집단행동에 대한 국민적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2020년에도 의협이 집단 휴진을 선언했을 때 개원의 파업 참여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시 일부 시민들은 집단 휴진한 동네 병·의원 명단을 공유하면서 해당 병원을 이용하지 말자는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