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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10문10답

‘기축통화 달러’ 통화량 조절 유일한 기관… 각국 “Fed 피벗 언제냐” 촉각

황혜진 기자 외 1명
황혜진 기자 외 1명
  • 입력 2024-05-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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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개최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화통신 뉴시스



■ 10문10답 - Fed 탄생·역할 A to Z

1913년 연방준비법 의해 설립
은행들 준비금 관리가 첫 역할
‘중앙은행’ 대신 연준 명칭 사용

대통령 지명받은 의장 4년임기
年 8회 FOMC·경제동향 보고
現 제롬 파월 16번째 의장 맡아
금리 5.25~5.50% 6연속 동결

Fed금리 올리면 타국 자본유출
신흥국 환율 오르고 수입가격↑

최근엔 Fed와 탈동조화 현상
자국 경제상황 따라 통화정책
한은 금리인하 시기 놓고 고심


기나긴 긴축의 터널을 지나온 세계 각국의 시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쏠려 있다. 금리 인상 행렬이 종착점에 이르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의 맏형 격인 Fed가 좀처럼 긴축 종료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들은 미국보다 앞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대다수 국가들은 미국의 물가 지표와 고용 지표를 속보로 보도하며 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가늠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달러 패권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에도 여전히 전 세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Fed에 대해 알아봤다.

1. Fed 언제 생겼나

Fed는 1913년 12월 23일 입법된 미국 연방준비법에 의해 설립됐다. 미국은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중앙정부를 세웠으나 금융 권력의 집중을 우려한 주 정부들의 반대로 연방은행 설립이 늦어졌다. 그러나 영국 등 유럽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신흥국이던 미국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 사태가 발생한 ‘1907년 은행 패닉’을 계기로 미국도 중앙은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후 1912년 대선 당시 중앙은행 설립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당선된 뒤 1913년 연방준비법을 승인하며 Fed 설립 근거를 마련했다.

2. 중앙은행이라 안 불리는 이유

미국이 Fed 설립 당시 이름을 다른 국가처럼 ‘중앙은행’이라고 짓지 않고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라고 명명한 이유는 설립 당시 미국이 Fed에 부여한 첫 번째 역할이 상업은행의 ‘준비금’(reserve)을 보관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의 상업은행은 중앙은행 대신 다른 상업은행에 준비금을 서로 예치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A은행은 B은행에 준비금을 예치하고, B은행은 C은행에, C은행은 다시 A은행에 준비금을 예치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하나의 상업은행이 무너지면 다른 은행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파급 효과로 이어지게 돼 준비금을 관리하는 별도의 기관 창설 필요성이 커졌다. 이렇게 생긴 기관이 Fed여서 기준금리 결정 등 중앙은행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기존 명칭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3. Fed 역할은

Fed는 미국의 중앙은행으로, 통화정책의 세 가지 도구인 공개시장조작, 할인율, 지급준비율을 통제한다. Fed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방준비은행(연은) 등 3개의 기구로 구성돼 있다. FRB는 Fed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대출해줄 때 적용하는 금리인 할인율과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금 요건을 결정한다. FOMC는 기준금리 결정 등 공개시장 운영을 맡고 있다. 연은은 미국 전역을 12개 ‘연방준비구’로 나눈 후 각 구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12곳에 설립한 은행으로 구성됐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리치먼드, 애틀랜타,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미니애폴리스, 캔자스시티, 댈러스, 샌프란시스코가 해당한다. 각 지역에서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고 통화 공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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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Fed 의장 선정 방식과 임기, 역할은

Fed 의장은 Fed 이사회 격인 FRB 7명의 이사 중에서 결정된다. 이 중에서 미국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미국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총임기는 4년이고 연임도 가능하다. Fed 의장은 동시에 FRB 의장을 맡게 되며 신용상태 규제와 Fed에 대한 감독을 위한 FOMC를 연 8회 개최한다.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FOMC 직후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FOMC 통화정책 결정문에 대한 설명과 추가 질문에 답변하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 혼란을 줄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Fed 의장은 주요 기업가·이코노미스트·시장전문가 등의 경제 상황 의견을 종합해 작성하는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 북’을 매년 8차례 발행하는 의무도 가지고 있다. 또 경제 상태와 통화정책의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매년 두 번 제출하고 이를 증언하기 위해 의회에 출석해야 한다.

5. 역대 주요 의장들은 누구

Fed 의장은 찰스 햄린(재임 1914∼1916년)을 초대 의장으로 현재 제롬 파월(2018년∼) 의장까지 총 16명이다. Fed가 사실상 통화정책에서 독립성을 가지고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1929년 대공황 이후다. 폴 볼커(1979∼1987년) 의장은 1970년대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졌을 때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펼쳐 물가를 안정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기준금리를 11.5%에서 15.5%로 단번에 4%포인트나 올려 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 금융기관들의 위험한 투자를 제한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안정을 추구했던 ‘볼커 룰’로도 유명하다. 앨런 그린스펀(1987∼2006년) 의장은 뉴욕 주식시장의 ‘검은 월요일’, 아시아 금융위기, 닷컴 버블 등 위기 때마다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려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으며, ‘마에스트로’(거장)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7∼2008년 금융 위기 극복의 무거운 책임을 떠안았던 벤 버냉키(2006∼2014년) 의장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었던 양적 완화와 제로 금리정책으로 대공황에 빠질 뻔한 세계 경제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발언을 해 ‘헬리콥터 벤’으로도 불렸다.

6. FOMC 구성과 역할은

FOMC는 기준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기구다. 매년 8회의 회의가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개최된다. 토론해야 할 주요 사안이 있다면 연 8회 이상 열리기도 한다. 소속 위원은 12명으로 구성되는데, FRB 이사 7명과 연은 총재 5명이 포함된다. 이 12명에 포함되지 않은 연은 총재들도 FOMC 회의에는 참석한다. 대신 통화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투표권은 FOMC 위원 12명만 갖는다. FRB 7명의 이사와 뉴욕 연은 총재는 항상 FOMC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나머지 4자리는 다른 11개 연은 총재들이 1년 임기로 돌아가며 참여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 등 FRB 이사 7명은 모두 중립 성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의결권이 있는 FOMC 위원으로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매파)와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매파),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매파),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중립)가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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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Fed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기준은

Fed의 통화정책은 장기성장을 위한 최대 고용(maximum employment)과 안정적인 물가 달성(stable prices·연간 2%)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 국가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목표를 ‘물가 안정’으로 두고 있는 것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에서는 물가와 고용 지표를 중요하게 반영한다. 물가 지표로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자지출물가지수(PCE), 고용 분야에선 비농업고용지수(NFP)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이 중요한 판단 근거로 반영된다. 특히 물가 지표에서는 기조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 항목을 뺀 근원 물가 지표를 선호한다.

8. 미국 기준금리 전망은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0%다. 지난해 9월 이후 FOMC에서 6회 연속 동결된 것으로 이 금리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당분간 이 같은 고금리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개된 5월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1분기 실망스러운 물가 지표와 미 경제의 강한 모멘텀을 가리키는 지표를 지적하며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으로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의 시간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다양한(various) 참석 위원들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까지 상승세가 주춤했던 근원 PCE 상승률이 올해 1월 0.5%로 깜짝 반등한 데 이어 2∼3월 들어서도 2개월 연속 0.3% 상승률을 나타내며 고물가 고착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연간 물가 상승률 2% 달성을 위해선 전월 대비 상승률이 평균적으로 0.2%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9. 미 기준금리에 세계가 집중하는 이유

Fed가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유일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Fed가 기준금리를 변경하면 전 세계 달러 자금도 연쇄적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각국 환율과 시장, 무역수지 등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자비용 상승에 따라 달러가 회수되면서 신흥국에선 자본금 유출 등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신흥국은 환율이 상승하고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감소로 경제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각국에서 미국과 같이 기준금리를 높여 자본 유출 등의 부작용 막기에 나서는 것이다. 반대로 Fed가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하면 돈을 풀어 경기 활성화를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이 외 국가들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에 나설 경우 자국 기업만 고금리 부담을 지게 돼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10. 각국이 Fed와 디커플링하는 이유는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Fed의 통화정책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은 국가별 물가 둔화 속도가 다른 데다 경제 체력에서도 차이가 적지 않아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리기에는 경제 부담감이 커지면서 국제적인 여건보다 자국의 경제 상황을 더 챙기고 나선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이후 주요 신흥국 22곳 중 절반인 11개국은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나머지 11개국은 동결하거나 인상했다. 유럽연합(EU)도 내달 미국에 앞서 금리를 가장 먼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와 스웨덴은 각각 3월과 4월 금리를 인하했다. 스위스는 물가상승률이 1%로 떨어진 영향으로, 스웨덴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해 경기 부양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였다. 각국 통화정책이 탈동조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할 수도 있고 나중에 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지만, 이달에는 “기존 판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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