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 부족 등 이유 교육 외면
“수련제도 안 바뀌면 문제 반복”
“교수들 복귀권유 안해” 제보도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했던 외과계 전공의들이 현장에 어렵게 복귀했지만 의대 교수들이 술기(術技)를 가르치지 않는 등 수련을 제대로 시키지 않아 전공의들이 돌아오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의료계 내부 지적이 나왔다.

27일 수도권 대형병원 1년 차 전임의 A 씨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신경외과는 수술실에서 술기 수련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막는 교수들이 있다”며 “복귀한 전공의들에게 수술실에 들어오지 말고 당직만 서라는데 어떤 전공의가 돌아오겠느냐”고 지적했다. A 씨는 “당직과 병동 업무만 하라는 것은 ‘일꾼’으로만 부리겠다는 것”이라며 “외과 3년 차 전공의한테 당직만 서라는 것은 외과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수들은 전공의들을 수련시킬 의무가 있다”며 “교수들이 전공의들에게 잘 돌아왔다며, 배우고 싶은 부분을 챙겨주겠다고 말해야 하는데 ‘자기 진료실 지키기’에만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대학병원 B 교수는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권유하는 전화 한 통 돌리지 않았다고 한다”며 “전공의들은 이번에도 의대 교수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전위부대로 이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휴직이 전공의가 복귀할 기회를 막고 있는데 이는 전공의를 진짜 보호하는 게 아니다”라며 “제대로 된 스승이라면 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제자들에겐 수련하라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개혁이 완수되려면 전공의 수련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공공병원장은 “의대 교수들이 그동안 전공의들에게 주말과 야간 당직을 다 맡겨버리니까 이번 사태로 대학병원이 운영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전공의가 병원을 지키는 노동 인력이 아닌 수련을 받는 피수련인으로서의 지위가 높아져야 한다”며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해 내부에 전문의가 많아지면 (전공의들을) 가르쳐줄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공의들에게 “복귀가 늦어질수록 진로에 불이익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복귀를 촉구했다.

유민우·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