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까지 나서 기준금리 조기 인하론을 주장하는 등 선제적 금리 인하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2일 경제계에 따르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근원물가의 상승률이 지속 하락해 물가안정목표(2%)에 근접,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며 “주요국은 경기와 물가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차별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미국 등 특정 국가의 정책 기조에 동조화하기보다는 자체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2.6%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금리 조기 인하론을 꺼내 든 배경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고금리 장기화로 국내 내수 확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최근 물가둔화 소식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다소 우세해지기도 했다. 미국 노동부는 최근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올라 올해 들어 처음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보다 빠른 금리 인하로 양국 간 금리 차가 벌어져 외국인 투자자본 유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KDI는 기우라고 평가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와 관련,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근 근원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돼 있어 이후 금리가 인하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