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빨라야 9월 첫 인하 전망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긴축 지속에 따른 내수 둔화, 건전성 위험 신호를 고려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때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나 홀로 고금리’에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한은의 ‘금리 딜레마’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날 아일랜드 RTE One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통제 단계에 이르렀다고 확신한다”며 “이 경로가 유지되면 다음 달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유로 지역의 물가 상승세가 2% 초중반으로 내린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오는 6월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은 뜨거운 고용과 끈적한 물가 때문에 9월에야 첫 인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올해 초 2%대로 떨어질 거란 시장의 예상을 깨고 3월에는 3.5%로 오히려 높아졌다. 4월 들어 3.4%로 소폭 내렸지만,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은 크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21일(현지시간) CNBC에 “향후 3∼5개월간 물가가 계속 둔화된다면 올해 말쯤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8년간 이어온 마이너스 금리를 지난 3월 해제하고 단기금리를 0∼0.1% 수준으로 올렸지만 기록적인 엔화 약세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시장은 일본은행(BOJ)이 연말까지 두 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