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직접 소개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민정수석실 신설을 발표하면서 신임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정수석 부활·9일 기자회견

민심 청취 기능 절실하다 판단
공약 번복하며 민정수석 복원
산하에 민정비서관 신설키로
“가족 문제와는 무관하다” 강조
대통령실 ‘3실장 7수석’ 개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민정수석실 부활’을 결정하면서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첫 민정수석으로 낙점한 데는 민심 수렴·청취 기능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사법리스크 등 가족 문제와 민정수석실 부활은 전혀 무관하다고 밝히며 “사법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오는 9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의혹 등에 직접 상세한 입장을 밝히며 ‘정면 돌파’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장을 찾아 김 수석 인선을 발표하며 “지난 2021년 7월 문화일보 인터뷰 당시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는데, 아무래도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며 “그래서 고심을 했고, 과거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역기능을 우려해서 법무비서관실만 두셨다가 결국은 취임 2년 만에 민정수석실을 복원하신 점 등을 감안해 민정수석실을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민정수석 직제 아래에 법률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을 두고 추가로 민정비서관을 두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개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중심으로 ‘공약 파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이 권력 기관을 장악해 왔다는 전례를 감안, 정부 출범 뒤 해당 직제를 폐지한 바 있다. 그간 윤 대통령은 4·10 총선 이후 대통령실 안팎에서 민심과 여론 파악을 전담하는 직제 마련의 필요성과 관련한 건의를 받았다고 한다. 김 신임 민정수석도 이날 “앞으로 가감 없이 민심을 청취해서 국정 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민주당 등 야당 공세에 맞선 대응 차원에서 마련된 조직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민정수석 부활에 따른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되는 경우 김 여사 수사를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검찰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소위 ‘사정’(司正)은 배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임 정부에서 해당 기능을 맡았던 반부패비서관실은 별도로 설치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도 “제가 해야 할 문제”라고 이 같은 지적에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이날 개편에 따라 대통령실은 ‘3실장 7수석’ 체제로 개편됐다. 국가안보실의 제1(외교)·2(국방)·3(경제안보)차장을 포함하면 수석급은 10명이 된다. 윤 대통령이 취임했던 지난 2022년 5월 당시의 ‘2실장 5수석’ 대비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김 여사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여부도 관심 사항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1년 9개월 만에 개최되는 기자회견에서 ‘법리·원칙’ 관점이 아닌, ‘국민 정서’에 초점을 두고 김 여사 관련 의혹, 채상병 특검법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민 눈높이’에서 의구심 등에 대해 넉넉히 공감하고 ‘쉬운 언어’로 이를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법리가 닿지 못하는 정서적, 감성적 영역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손기은·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