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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주철환의 음악동네

죽는 날까지, 아니 사는 날까지… 나의 삶을 사랑하리라

  • 입력 2024-04-29 08:57
  • 수정 2024-04-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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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철환의 음악동네 - 셀린 디옹 ‘마이 하트 윌 고 온’

‘서시(序詩)’ 하면 윤동주(1917~1945)가 떠오르지만 정작 시인은 ‘죽는 날까지’ 그 시에 제목을 달지 않았다. 유고 시집을 내면서 맨 앞에 그 시를 실었기에 자연스럽게 ‘서시’라는 제목이 따라붙은 것이다. 오늘도 죽은 시인의 집(시집) 뜰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향기롭다. 어느 날 나는 첫 번째 방의 액자를 거꾸로 읽어보았다. ‘사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그 순간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는데 요지는 죽는 날과 사는 날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 후로는 생일을 맞은 친구들에게 가끔 이런 문자를 보낸다.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사는 날까지 사이좋게’

건강하고 화목하면 일터도 놀이터가 된다. 행복한 가수의 일터는 당연히 박수와 환성으로 요란하다. 오라는 곳은 많은데 무대에 설 수 없는 이유가 난치병 때문이라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오늘의 주인공 사연이 바로 그렇다. 영화 ‘타이타닉’을 눈물바다로 만든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을 부른 캐나다 출신 가수 셀린 디옹은 근육이 뻣뻣해지는 신경질환(강직인간증후군·Stiff-Person Syndrome)을 앓고 있다. 희귀 자가면역성 신경질환인 이 병은 전 세계에 환자가 8000명(2022년 12월 기준)에 불과하다.

최근 패션잡지 보그 프랑스(4월 22일)에 실린 인터뷰에서 디옹은 그 무엇도 자신을 멈추지 못한다며 삶의 의지와 투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그냥 누워서 허탈감에 빠지지 않고 매일 거울 앞에 서서 자신에게 노래를 불러준다니 아침에 눈만 뜨면 세상과 타인을 탓하는 사람들과는 적잖게 대비된다. 어두울수록 스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호텔 정문마다 별이 붙어있는데 그 숫자가 많을수록 고급으로 쳐준다. 최고급 호텔은 보통 별이 다섯 개다. 연예계에서도 진정한 5성급 스타가 되려면 개성, 감성, 근성, 정성에 인성(품성)이 따라와야 한다. 디옹은 이 다섯을 두루 가진 가수로 진작에 평판이 나 있다.

패션잡지인 만큼 옷에 대한 추억담도 털어놓았다. “어머니가 스타킹, 스웨터, 코트, 장갑 등을 직접 수선해 주셨는데 운이 좋게도 13명의 형제자매가 있어서 많은 걸 물려받았죠.” 이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구술했다면 어땠을까. “형제자매가 13명이나 있어서 한 번도 새 옷을 입어보지 못했죠. 옷도 못 사줄 형편인데 자식 욕심은 왜 그리 많으셨는지 때론 원망스러워요.” 가족과 팬들이 보여준 사랑이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됐다는 말은 그 어느 시상식의 수상소감보다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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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은 칠흑같이 어둡고 차가운 바다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절절하고 세밀하게 보여준다. ‘사랑이 한번 우리를 어루만지면(Love can touch us one time) 한평생 이어지고(And last for a lifetime) 마침내 우리가 죽는 날까지 계속되죠(And never let go till we’re gone)’(셀린 디옹 ‘My Heart Will Go On’) 누군가에겐 죽는 날까지고 누군가에겐 사는 날까지다. 사랑은 그 둘을 하나로 만든다. 내게 배달된 오늘의 명언에서 디옹의 쾌유와 기적을 예감한다. ‘행복해서 노래 부르는 건 아닙니다. 노래 부르니까 행복한 거죠’(윌리엄 제임스, 1842~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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