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 등 불확실성 확대
정부, 제품인상 최소화 유도

1분기 예상외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지만, 고금리·고물가가 민간 소비 등 내수 회복에 잠재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물가 안정 등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유통업계에 제품 인상 시기를 늦추고 인상 폭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최근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10월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하는 등 물가 잡기와 내수 회복을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강경성 1차관이 25일 오전 서울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을 찾아 주요 공산품 가격 동향을 점검한 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간담회에서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가 상승, 임금 인상 등 제조원가 상승으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물가 상승을 크게 자극하지 않게 가급적 인상 시기를 늦추고 인상 폭을 최소화해 달라”고 말했다. 또 “가격 조정상품에 대해서는 사전고지 등 충분한 설명을 통해 국민이 소비생활을 예측 가능하도록 하고, 필요시 조기 구매를 통해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대 등 적극적인 대체상품을 발굴함으로써 일부 상품의 가격이 조정되더라도 선택권 확대를 통해 소비자 후생이 감소되지 않도록 유통업계가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통현장 점검을 통해 불필요한 물가상승 요인을 파악하고, 유통환경 개선 노력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경제현안 관계장관간담회에서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하고 물가 안정 기조 조기 안착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4월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조치를 6월까지 2개월 연장한 데 이어, 가격이 뛴 농수산물에 신규 할당관세(일정 물량에 한정해 관세를 인하하는 제도)를 적용키로 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전날 중동 분쟁으로 유가 급등 시 한국의 4분기 물가 상승률이 최대 4.98%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등 고물가는 고금리, 고환율과 함께 한국 경제의 최대 위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