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지켜보는 환자들　 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내원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및 의사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 TV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백동현 기자

■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

“국민들 어려운 상황 감수”
환자불안 확산에 고개숙여

집단행동 불법성 강조했지만
“정부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
증원 포함 논의 가능성 시사

의료계 “대통령 달라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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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국민 불편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송구하다”며 의사 집단행동으로 불편을 겪는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길어지는 의·정 갈등으로 하루가 다르게 환자 불만이 커지고, 국민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데 따른 입장 표명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의료계가 2000명을 줄이는 통일안을 제시해달라”며 2000명 증원 조정에 대한 의료계와의 대화 방침도 처음으로 밝혔다. 특히 정부와 의료계 외에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대화 협의체에 참여하게 하는 방향을 언급해 의료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담화 서두에서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불편을 조속히 해소해 드리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늘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해 ‘병원에 가도 제때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사는 환자,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 등에 대한 사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화 개최를 확정적 사안으로 놓고, 시기, 방식, ‘송구하다’는 표현 여부 등에 대해 참모들 간 여러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권 안팎에서 “대통령이 민주적으로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등의 의견이 제기된 것이 대통령실의 담화 발표 결정을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실 대화하겠다는 의지는 여러 번 피력했다”며 “이날 국민에게 사과하고, 의료계에 조금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대화 제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2000명 증원 조정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정부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이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법이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처럼 유연한 입장을 보였지만, ‘2000명’ 결정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이 참여하는 3자 대화체 구성 제안도 언급했다. 정부와 의료계 인사에 더해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도 함께 참여시켜 증원 규모의 타당성을 따지는 등 폭넓은 대화를 하자는 제의로 풀이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측은 “(의대 2000명 증원과 관련해) 대통령 입장이 달라진 게 없지 않으냐”며 “정부 입장이 달라진 게 없으니, 우리도 (진료 축소 등 지침이) 달라질 게 없다”고 밝혔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부는 정답을 정해놓고 통보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내부 입장을 정리 중이다.

손기은·서종민·조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