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대화의제 입장차 커
정부, 필수의료특별회계 신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2000명 증원 규모를 대화 의제로 삼을지를 두고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의정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의대 교수와 전공의들은 ‘2000명 증원 백지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의정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의대 정원 축소를 주장해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이라는 수용하기 힘든 내용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의정 협상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의대 증원 등 과감한 의료개혁을 강하게 원한다고 생각하고, 그 정책 방향에도 동의한다”면서도 “어떤 의제를 배제한다고 하면 대화가 진행되기 어렵다. 중재 등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중재 역할이 주목받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도 의료계에 대화를 재차 촉구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의료계 관계자들은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나와 산적한 의료현장 난제들을 풀고,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 데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학 수요를 반영해 다음 달 중 의대 교육 여건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역·필수 의료 재건을 위해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등 과감한 재정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필수의료 지원이 재정투자 중점 분야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내년 예산을 ‘의료개혁 5대 재정사업’ 중심으로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5대 사업은 △전공의 수련 국가 책임제 △지역 의료 발전 기금 신설 △필수 의료 재정지원 대폭 확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한 보상 재원 확충 △필수 의료 연구·개발(R&D) 예산 대폭 확대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