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박근혜 만나러 가는 한동훈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윤재옥(가운데) 원내대표와 함께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은 정광재 대변인. 곽성호 기자

■ 한동훈, 대구 찾아 박근혜 예방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만남
윤재옥·김형동·유영하 등 배석
“박근혜, 국정현안에 여러 조언 해줬다”

이후민 기자, 대구=최지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위기에서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를 비공개로 방문했다. 한 위원장은 30분가량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 전반과 현안들, 살아오신 이야기라든가 여러 가지에 대해 굉장히 좋은 말씀을 들었다”며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저도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윤재옥 원내대표와 한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등이 배석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하셨고, 특별히 당부 말씀은 한 위원장께 따로 드렸다”며 “그건 위원장이 적절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난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 경제도 어렵고 나라가 많이 어려운데, 이런 때일수록 위기에서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당정 갈등으로 비치는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힘을 합쳐 총선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윤 대통령이 대구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는데, 그때 말한 내용 중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며 “지역에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당이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고도 조언했다고 전했다. 의대 입학정원 증원 관련 이슈에 관해서도 박 전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유 변호사는 “의대 정원 문제가 가장 핫한 이슈이고, 그 부분에 대해 두 분의 심도 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여러 말씀을 주셨다”며 “한 위원장이 따로 여러분께 적당한 기회가 있을 때 말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이 지난 21일에 이어 5일 만에 이날 또다시 대구를 찾으면서 요동치고 있는 ‘텃밭’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유 변호사는 대구 달서갑에 공천을 받았으나,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는 ‘5·18 폄훼’ 논란으로 대구 중·남 지역구 공천이 취소되는 등 공천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두고 대구·경북(TK)의 민심이 부글부글하는 기류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