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침묵속 정치공방 가열

국민의힘이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를 요청했지만 정작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수사가 미뤄지면서 공수처가 ‘이상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역공을 펼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이 대사 도피 의혹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을 공수처에 고발하고 정치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국민의힘은 이 대사가 귀국해 공수처 조사를 요청한 상황에서 이제부터는 공수처가 답할 시간이라는 입장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는 소환 조사 운운하더니 정작 아랫선 조사 개시는커녕 압수물 분석도 완료하지 못했다”며 “추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더니 정작 귀국 이후 조사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 출국금지를 두 번이나 조치하고도 정작 조사 일정을 잡지 못하는 공수처 수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공수처가 하루빨리 적극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해서 우리 국민이 더 이상 이것과 관련된 불필요한 논란에 싸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공수처도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이 대사도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사의 도피 의혹을 주장하며 윤 대통령을 고발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경기 과천의 공수처를 찾아 윤 대통령 및 대통령실 관계자를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죄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에서 이 전 장관(대사)에 대한 고발 내용을 검토했고 공수처가 이 전 장관의 출국을 허락했다고 적시한 이 사건 언론공지는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을 표시한 것으로서 명백한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며 “공수처는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합당한 처벌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전날(21일) 귀국한 뒤 공수처에 국내 체류 기간에 자신을 소환해 달라는 취지의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공수처는 조사 일정과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