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권호영 기자

■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안심이 일상되는’ … 식약처 올 정책 비전

수입식품 전자심사 전품목 확대
AI 모델로 부적합 식품 등 선별
푸드QR 정보시스템 구축 계획

신종 위해요소 단속 선제적 대응
디지털 의료기기·융합의약품 등
혁신제품 평가법도 새롭게 개발

코로나19 이후 의약품에 대한 중요성과 함께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기존의 안전성에 신속성을 더한 식품의약품 정책을 꾀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 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기존 규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손을 댄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식품의약품 정책을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정책 비전을 ‘식의약 안심이 일상이 되는 세상’으로 삼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촘촘한 스마트 안전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속성과 안전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보기술(IT)과 AI를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식의약 안전 핵심가치를 ‘SOP’(과학 Science, 현장 On-site, 협력 Partnership)로 삼고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IT·AI 활용 심사·정보화 강화 = 정부는 올해 수입식품 전자심사(SAFE-i24) 대상을 모든 식품으로 확대해 오는 6월부터 사람이 하던 서류검사를 디지털 자동 신고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서류검사 업무량은 2022년 기준 52만5000건의 30% 수준(약 16만 건)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자는 시간과 물류비용을 절약하고 검사관은 중점관리 품목에 대한 집중 검사가 가능하다. 또한 11월부터는 부적합 가능성이 높은 수입식품 유형별로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통관검사에 AI 위험 예측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원재료와 부적합 이력, 환경요인(기상·수질 등)을 융합한 데이터를 AI 위험 예측 시스템에 학습시켜 부적합 가능성이 높은 식품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식약처는 모바일 기기로 표시·회수·건강정보, 조리법 등의 정보 확인이 가능하도록 11월 중에 ‘푸드QR 정보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며, 스마트 가전기기와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중에 국내 제조식품에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수입식품, 2026년에는 농축수산물까지 QR표시 자율참여 업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AI 기술 도입과 관련,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해 민간에서 개발한 생성형·대화형 AI를 활용한 ‘식품표시 AI 상담봇’을 구축하고, 면류·다류 등 일부 식품 유형부터 실시간 민원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민간 개발 AI를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식약처는 “식품·의약·마약류 등의 온라인 불법유통, 허위·과대광고 등을 판별해 신속 차단·조치할 수 있는 AI 기반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위해정보 신속 대응 과정에서도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실시간 이슈 감지·알림 플랫폼인 ‘아이엠PRO’를 11월 중 구축해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며,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위해정보 협력 국가를 아시아(14개국)에서 호주 등 서태평양 국가(33개국)로 확대하고 연말에는 글로벌 식품사고 모의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위해 예측 및 ‘과학 기반 규제’ 강화 = 정부는 올해 식의약 정책과 관련 IT·AI 기술 적용과 함께 종래 역할인 위해요소 단속과 관련,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민의 일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일단 식약처는 기후변화·환경오염에 대비한 선제적 위해요소 관리를 위해 잔류 동물용의약품에 대한 관리 강화 및 신종 위해요인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축·수산물에 잔류할 수 있는 동물용의약품의 관리 강화를 위해 허용물질관리제도(PLS)가 본격 시행된다”며 “안전기준이 없는 신종 위해요소(미세플라스틱·녹조독소 등) 시험법을 개발하고 위해 평가와 관련 과학적 관리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또한 다빈도 발생 식중독 저감화와 관련, 최근 5년간 노로바이러스 발생 이력이 있는 어린이집 등(321개소)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시설물 사전 오염도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살모넬라 예방을 위해 오염률이 높은 노계·솔 세척 달걀을 집중 검사하고 식용란포장업소 세척솔(교차오염 매개)의 오염도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식의약 정책에서 규제 혁신의 일환으로 ‘과학규제’를 강조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규제 혁신으로 신기술 규제체계를 만들고 혁신제품 평가법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디지털의료제품법’ 제정으로 기존 하드웨어 중심 규제체계에는 맞지 않는 디지털의료기기·융합의약품 등에 새로운 규제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며 “혁신제품 개발 지원과 관련 다부처 연구·개발(R&D)과 연계해 다양한 신기술 제품의 안전성·유효성·품질 등의 평가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10월까지 규제과학 전문인력 양성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제도를 도입하는 등 체계적 육성 지원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