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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 기한을 많게는 1년 가까이 넘기고서도 돌아오지 않는 ‘장기연체도서’ 때문에 대학가 도서관이 신음하고 있다. 책을 연체해놓고 졸업하거나 제적당하는 경우에조차 회수방안이 마땅치 않아, 재학생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각 대학 도서관은 연체된 책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연세대엔 반납예정일이 지난해 10월 31일까지인 1년도 넘은 장기연체도서가 대출 수 기준 1880건이다. 한국외대도 현재 30일 이상된 연체 도서가 190건 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같은 고전 소설부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등 베스트셀러, ‘논문으로 읽는 교육사’ 등의 전공 책까지 종류는 전 범위다. 한국외대가 최근 2년간 집계한 결과, 전체 대출 규모 20만7182건 중 연체 비율은 3만8860건(18.8%)나 된다.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도서관은 장기연체자가 있는 단과대학 목록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는데, 사실상 전체 단과대가 표시돼 있다. 대출자도 학부생뿐 아니라 대학원생, 교직원 등 다양하다.

문제는 책을 빌려놓고 졸업해버리거나 제적을 당하면서 소위 ‘잠수’를 타는 경우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빌려간 연세대 장기연체도서 중엔 졸업생이 307건, 제적이 940건이다. 그러나 내부 규정상 이들이 책을 반납하도록 만들 강제력은 없다는 것이 대학의 설명이다. 한 대학 도서관 관계자는 "연체 페널티가 통상 1일 100원 수준에 그치는 대학 도서관 특성상 학생들의 양심에 반납을 맡길 수밖에 없다"면서 "졸업한 연체자에게 메일을 보내도 책이 돌아오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절판된 책을 대출하지 못하는 재학생들의 원성도 터져 나온다. 서울권 대학의 SNS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한 게시글은 "절판된 책이라 도서관에서 빌려보려 했더니 3년 연체는 너무하다 싶다"면서 "공공재인 도서관 서적을 반납하지 않으면 다른 학생들은 피해를 본다"고 토로했다.

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