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에도 ‘고공행진’
개미들, 2223억 폭풍 매수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가 고평가 논란에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우상향하고 있다. 29일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약보합세를 나타냈지만 에코프로머티는 ‘개미 군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장중 10% 이상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는 이날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하락했으나 무섭게 낙폭을 줄이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주가는 오전 10시 3분 기준 전장보다 13.23% 오른 15만600원에 거래됐다. 상장된 지 8거래일 만에 공모가(3만6200원)의 4배 이상 오른 것이다. 주가 고공행진을 이끈 것은 개미들의 폭풍 매수다. 개인은 지난 17∼28일 에코프로머티 주식 222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1443억 원, 884억 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이날도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매수 상위 창구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에코프로머티는 3분기 영업손실 등 악재로 인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수요 예측이 저조했지만 17일 유가증권시장 입성과 동시에 흥행 가도를 달렸다. 주가는 상장 당일에 58.01% 뛰었고, 20일과 21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28일에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돼 장 초반 주가가 대폭 하락했지만 결국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돌파하면서 과열 논란은 가열될 전망이다. 2차전지 관련주 열풍의 선봉장에 서 있는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에코프로머티의 적정가치를 “에코프로비엠 시가총액의 30∼40% 선인 7조2000억∼9조2000억 원 사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가는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내 전구체 공급 부족에 따른 장기 실적 성장성을 고려할 때 적정가치는 시총 2조9000억 원”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각각 24일, 28일부터 에코프로머티에 대한 위탁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높이며 신용거래를 차단했다. 단기에 수급이 몰렸다가 빠지면서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