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 수석 신설 검토

미래성장 동력 확보 차원
과학기술계 반발 등 고려

대통령실이 과학기술수석(과기수석) 신설을 골자로 대통령실 조직을 개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시급히 확보해가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13일 전해졌다.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안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반발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판단에 따라 현행 ‘2실(비서실·안보실) 6수석(국정기획·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 체제에서 수석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난 ‘2실 7수석’ 체제로의 대대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과기수석은 메모리 이후의 차세대기술, 인공지능(AI), 모빌리티,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우주항공 등 국가전략기술 전반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과학기술은 물론 우주항공 전반을 챙기는 수석급 자리가 새로 생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여당도 이른바 ‘연구비 카르텔’ 논란으로 대폭 삭감됐던 내년도 R&D 예산안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부 보완하는 방향으로 예산 심사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발표한 ‘내년 예산안 심사방향’에는 △이공계 R&D 장학금 지원 확대 △대학연구기관 신형 기자재 등 지원 확대 △기초연구 및 출연연 연구현장 우려 불식 방안 마련 △민간 R&D와 대학 간 연계 촉진을 위한 산학협력 강화 예산 반영 △대학연구소·중소기업의 혁신적 R&D 투자 증액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지난 8월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R&D 예산이 올해보다 3조4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자 과학기술계에서는 학생 연구원 등 신진 연구자들의 고용 불안, 실직 사태에 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에 올해보다 2000억 원(-6.2%) 삭감된 젊은 과학자 인건비와 기초연구 지원 분야 예산에 대해 복원 또는 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정부안도 미래세대를 위해 지출구조를 조정하고, 구조개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다만 그 과정에서 놓친 현장의 목소리와 조금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에 대해 여당이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보완해 복원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액수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의해야 하고 심사 과정에서 정부 측 입장도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도 과학기술계 발전을 위해 정부·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방안을 담아 다음 주쯤 4호 혁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후민·손기은·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