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예결위 회의 서삼석(왼쪽)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소위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박윤슬 기자

‘횡재세’이어 과표단순화 추진
최고세율 152곳서 대폭 확대

“총선 앞두고 대기업 팔비틀기
표심노린 갈라치기 전략” 비판

168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시작되는 세법 개정안 심사에서 과세표준 구간 변경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기업 수를 현행 152개에서 2052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권은 ‘횡재세’ 도입 추진에 이은 법인세 개편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대기업을 표적으로 삼은 갈라치기 전략” “양극화를 통한 세금 포퓰리즘”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향후 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세금 정책 기조를 ‘이념 감세’로 규정하고 법인세 추가 확보를 통해 세수 결손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인세 체계 개편의 핵심은 ‘과표 단순화’를 통해 최고세율 적용 기업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2억 원 이하’ ‘2억 원 초과~200억 원 이하’ ‘200억 원 초과~3000억 원 이하’ ‘3000억 원 초과’인 과표 구간을 ‘2억 원 이하’ ‘2억 원 초과~200억 원 이하’ ‘200억 원 초과’로 변경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의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구간이 ‘3000억 원 초과’에서 ‘200억 원 초과’로 바뀌면 대상 기업은 2052개로 무려 1900개나 늘어난다. 민주당은 이 경우 연간 3조4000억 원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강준현(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방침을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세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정부·여당과 공유했다. 강 의원은 문화일보 통화에서 “재분배 정책 극대화를 통한 성장률 회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은 민주당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최고세율 적용 기업 확대보다 4단계 누진세율 개편이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 기조 속에 대내외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안은 대기업의 팔을 비틀어 총선에서 이득을 얻겠다는 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